수성전(守成戰)을 준비하는 이명박 정부...



1.
무언가 불길한 느낌에 어스름한 새벽에 잠이 깼다.
인터넷을 뒤지닥 거리다 보니 세종로에 희안한 광경이 벌어진 모양이다.
2층으로 쌓은 40피트 콘테이너들을 이리저리 용접하고 있다고 한다....
21세기, 대한민국 서울의 4대문 안에 새로운 성(城)을 축조 하고 있는 현장이었다.

2.
개인적인 경험에 의존하더라도 대한민국은 정보화 선진국이다. 그것은 가장 먼저 구축한 초고속망의 구조적인 이유가 가장 크기도 하지만 우리 시민들이 가지고 있는 유목민적 특성이 더 큰 이유라고 본다.
모든 정보는 실시간 검색되고 경계도 없이 널리 퍼저 나간다. 그 정보에 대한 반론과 참조자료가 저마다 해석되고 수많은 눈팅들에 의해 공론화 된다. 정부가 어떤 의제를 던질때 후달릴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web2.0의 시대가 대한민국의 첨단이다. 익명의 전문가들이 도처에 포진되어 있다. 모든 반론의 가능성이 열려있다. 그것은 조금의 지체도 없이 이성과 감성을 동시에 가진 유기체처럼 작동된다.

3.
촛불은 쇠고기 수입 반대로 부터 시작되었지만 지금은 독재타도의 목소리가 높다.

이번 촛불집회의 본질은 먼가. 왜 독재타도라는 외침이 나오는가?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운용과정, 말하자면 룰...이란 이렇다.
정권은 어떤 일을 기획한다. 이것은 공약의 일부일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수도 있다. 선거전이라는 말에서 유추할 수 있듯, 공약이란 전쟁의 한 도구이다. 정권을 잡은 후의 실제의 국정이란 이와는 충분히 틀릴 수 있다. 요는 기획한 일을 투명하게 공론화 하고 이에 대한 충분한 토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끄럽던 어쩌건 간에 이에 대한 많은 말들이 있어야 한다. 찬성이던 반대이건 충분히 토론하고 머리터지게 맞서는 과정에서 정책은 손질이 된다. 그리고 그 향방은 여론에 의해 좌우 될수밖에 없다. 이것이 제도적 민주주의의 운용방식이다. 떠들고 시끄럽게 하고 공격하고 이런과정에서 합의를 찾아가는 것이 제도적 민주주의의 운용방식인 것이다.

그런데 MB가 그 룰을 어겼다. 지난 참여정부는 이러한 제도적 민주주의를 어느정도 정착 시켰다. 공론화하고 이에 대해서 토론하고 하여 반대입장이건 찬성입장이건 나름 충분한 정보가 제공 되어왔던 것이다. 이것은 Interactive한 것이다. 반 노무현 노선을 근간으로 하는 MB는 어리석게도 이러한 제도적 민주주의 운용방식 자체를 부정해 버렸다. 공론화, 토론, 여론 따위는 없었다. 그저 언급하는 소통은 홍보였다. PR, Press relations.... 그리고 나머지는 모두 닫아버렸다.

제도적 민주주의의 운용원칙이 사라지고 나면 무엇이 남는가? 독재다. 북녁의 우리 동포들의 국가 시스템도 우리와 똑같이 민주주의 공화국이라고 한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선언한다고 해서 민주주의가 실현되는것은 절대 아니다. 이것이 사회내부에 시스템으로 얼마나 자리잡느냐가 민주화의 요체다. 민주주의는 목표과 아니고 과정에 있다. 그런데 그 과정이 모두 다 사라져 버렸다.
대운하, 여러 민영화, 등등의 뜨거운 이슈에 대해 얼마나 많은 공론이 있었는가? 제도적 민주주의 운용원칙에 맞도록 소통하여 왔는가? 오히려 숨기고 거짓말 하고, 말 뒤집기를 해오지 않았는가?

다시한번 말하지만 제도적 민주주의의 룰이 사라지고 나면 남는것은 ... 독재다.

5.
토론과 여론이라는 상호작용을 닫아버리는 것은 폭력이다. 퇴행이다.그것은 강요된 것이고 그 누구도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명백한 월권행위이다. 백번 양보해서 72시간 집회 말미의 프락치(라의심되는 이)들이 정말로 폭도라고 할지라도 그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더 큰 폭력이다.
성안에 있다고 생각하는 자들이 성안에 있었다고 생각하는 자들을 내어 쫒고 그 사이에 성벽을 높이 쌓아 올린것이다. 나는 성안에 있고 너네들은 성밖에 있다...고 선언해 버린것이다. 

대한민국의 심장부에 하룻밤새 세워진 몹씨도 실용적인 2층 콘테이너 성은 독재와 반독재의 선을 분명하게 긋는 실재적 증거가 되어 버렸다.

5.
민주주의가 세상에 도래하기 전에는 역사는 반드시 성안에서 이루어져 왔다. 그 성에 드리워진 깃발이 무엇인가에 따라 역사는 그 시대를 계수하였다. 성안에서는 왕과 왕비와 왕자와 공주들로 가득했고 귀족들과 그들의 하인들, 노예들로 시끌벅적했다. 음악과 춤이 있었고 시장은 먹을것과 입을것 구경할 것들로 가득해서 성안의 밤은 늦도록 잠이들지 못하였을 것이다.
성밖에는 성내에 머무르지 못하는 자들이 살아가는 곳이었다. 거지들과 장애인들, 그리고 희망없이 하루하루 농사짓는 자들의 장소였다.

역사가 진보한다는 것은 그 성의 외곽이 점차 커져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처음의 성은 그저 외적으로부터의 방어, 수성전을 통해 유리한 전투를 위한 것이었다면 지금은 무역장벽이 없는, 세계화 시대가 아닌가? 글로벌 시대란 장벽이 없는 시장을 뜻한다.

만리장성을 만들어낸 진나라는 만리장성을 써보지도 못하고 북방의 게릴라들에게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
프랑스의 마지노선 또한 마찬가지였다.
성이란 돌아가면 될것이었다.

콘테이너 성의 아이디어를 낸자가 누구일가 몹씨도 궁금해져 버렸다. 만약에 그 아이디어가 이명박 대통령의 머릿속에서 나왔다고 해도 이상하게 여길것 같지가 않다. 지금까지 보여준 100일간의 정치테제가 그것을 자연스럽게 만들어버렸다. 매우 실용적?인 콘테이너의 성.



by 트릭키 | 2008/06/10 07:47 | 세상사는 이야기 | 트랙백 | 덧글(0)

트랙백 주소 : http://housezip.egloos.com/tb/450745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