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위기를 넘길 수 있을까? by 95 구오스






이명박, 위기를 넘길 수 있을까?



이명박이 집권해도 정권을 유지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했지만 현재의 정국 진행은 예상을 뛰어넘을 만큼 빠른 편이다. 단 3개월 만에 퇴진, 타도 구호가 나오리라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미처 예상치 못했던 것 같다. 확실한 것은 대중의 행동은 항상 지식인이나 분석가의 예상을 뛰어넘는다는 점이다.


궁금한 것은 대중의 행동이 앞으로도 계속 업그레이드될 것인가 아니면 적당한 선에서 냉정을 되찾고 마무리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현재로서는 단언하기 어렵다. 특히 대중 운동의 일반적인 이슈 업그레이드 단계를 거의 생략하고 쇠고기 문제 등 부분적이고 전술적인 이슈와 정권 퇴진이라는 전략적인 구호가 거의 동시에 터져 나왔다는 점에서 더욱 예측이 쉽지 않다. 일반적인 운동 단계를 뛰어넘는 사태 전개이기 때문이다.


일단 내 희망사항에 가깝게 사태 전개를 예상해보자.


우선 중요한 변수로 이명박과 그 일당의 사태 수습 능력을 들 수 있다.


내가 보기로 이명박 일당의 이것은 거의 낙제 수준이다. 무엇보다 이명박과 그 일당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상대해야 할 적(????)에 대해서도 거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명박 일당은 자신들을 적대하는 반대파의 성격이나 민중들의 움직임에 대해 말 그대로 조중동 수준의 이해에 머무르고 있다.





기본적인 것이 이른바 빨갱이 타령이다. 노골적으로 표현하지는 않고 있지만 청와대의 시각은 현재의 사태가 빨갱이 좌파나 불순세력의 선동 탓에 발생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이런 메시지는 어리버리한 조중동 독자들에게 주는 앰플 주사로는 효과 만점일지 모르지만, 지금 같은 난국에 국정을 단도리하는 상황 판단으로는 어수룩하기 짝이 없다. 기본 정보가 개판인데 제대로 된 대응방안이 나올 리가 없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 라고 하지만, 이명박 일당은 자신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있다. 이명박이 고소영 강부자 라인을 뽑아 쓰면서도 "일 잘하는 사람들"이니 "베스트 오브 베스트"니 하는 헛소리 찍찍댔던 것만 봐도 이는 명백하다. 이거, 단순히 국민들을 위한 립서비스는 아니었다고 본다. 이명박은 실제로 그 강부자, 고소영들이 무척 유능한 인물들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알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자신들이 그것을 모르고 있다는 사실 자체도 모르고 있다. 이들이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말하는 그 민주개혁 정권이 왜 등장할 수밖에 없었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자신들이 이 문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도 알 수 없다. 이명박은 몇 마디 주워들은 신자유주의적 개념과 대기업 사장 경험이면 대한민국의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 저능아 특유의 발상이다. 내가 알기로 저능아를 고칠 방법은 없다. 그냥 현실에서 깨지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또 하나 이명박 일당이 사태를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 이유가 있다. 바로 이슈의 중첩 현상이 그것이다.


지난 대선 기간에 이명박에 대해 숱한 의혹이 제기됐지만 별로 효과를 보지 못했다. 오히려 나중에 터진 이슈가 앞에 터진 이슈를 덮는 효과만 생겼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농담이지만 "이명박 진영에 고도의 심리전문가가 있어서 고의로 이런 전술을 구사하는 것 아닌가?" 하는 얘기까지 했었다.


하지만, 이제 바람이 거꾸로 불고 있다. 그동안 이명박에 대해 숱하게 제기됐던 의혹들과 이슈들은 앞으로 하나하나 이명박을 공격하고 이명박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이명박 정권을 흔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이명박 일당이 아무리 노력을 해도 대처하기 힘든 문제일 것이다. 대선 당시의 이슈들은 그냥 덮여졌을 뿐, 결코 해결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명박이 고생해서 이슈 하나를 해결하면 다른 이슈가 터져 나올 가능성이 높다. 쇠고기 문제에 이어 대운하가 나오고 건강보험 민영화가 나오게 될 것으로 본다. 그밖에 숱한 이슈들은 일일이 거론하기조차 힘들다.


또 하나 이명박에게 불리한 점이 있다. 지금 사태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 소위 운동권이 아니고 일반 대중이라는 점이다.


물론 이것은 이명박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지도부가 없거나 불안정한 대중들의 활동은 지속성과 일관성, 체계를 갖기 어렵다. 사소한 사건에도 구심점을 잃고 주저앉을 수 있다. 하지만, 대중운동에는 상대가 대처하기 어려운 결정적인 특징이 있다.


그것은 대중운동이 일정한 궤도에 오를 경우, 그 목표를 달성하기 전까지는 쉽사리 무력화시키기 어렵다는 점이다.


조직된 전위들의 활동은 목적의식적이고 이념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소수 지도부의 통제에 따라 자신들의 투쟁 목표를 임의로 변화시키고 목표를 조정하기도 쉽다. 하지만, 대중운동은 일단 관성이 붙으면 몇몇 소수의 통제가 먹혀들지 않는다. 말 그대로 외부적인 물리력에 의해 박살 나거나, 목표를 달성하거나… 아니면 거대한 정세의 변화가 있거나… 이런 요인이 아니면 대중의 움직임을 제어하기 어렵다.


지금 상황의 주도권은 이미 대중들에게 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시작은 몇몇 운동단체나 관심 있는 시민 학생이 주도했지만 이제 대중 스스로가 자신들의 활동을 조직해가고 있다. 이건 결코 간단히 해결하기 어렵다.


이걸 해결하려면 대중의 요구와 현재 정권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대처하는 해결사가 필요하다. 현 정권 내부에 이런 해결사가 있을 수 있지만 그 해결사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이명박이 그런 해결사의 필요를 느껴야 하고, 또 그런 해결사를 정확하게 찾아내 적절한 권한을 주고 적당한 위치에 배치해야 한다. 하지만, 이명박은 그럴만한 능력을 아직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또 하나… 아마 이게 가장 결정적일 수도 있는데… 이명박은 범보수 진영 즉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그 세력 내부에서도 확실한 권위와 위상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와의 갈등은 둘째 문제다. 그 정도는 언제든지 수습 가능하다.


하지만, 조중동이나 재벌들 나아가 고급공무원 등 테크노크라트들은 그룹마다 편차가 있기는 하지만 이명박에 대한 신뢰와 충성도가 극히 낮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급공무원(정무직을 제외한)층의 이탈은 앞으로 더 심각해지고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며, 이명박 정권을 타격하는 결정적인 계기(trigger)가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명박에게 유리한 요인들도 있다. 하지만, 오늘은 거기에 대해서는 별로 말하고 싶지 않다. 어느 정도 내 희망사항도 반영돼 있겠지만, 나는 현재의 상황을 이명박이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


아무튼, 좀 더 지켜보자. 나도 토요일(24일) 청계광장이랑 세종로 일대를 좀 다녀봤는데, 생각보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꼈다. 글쎄, 내 희망사항이 내 판단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에 쇠고기 파동을 어찌저찌 해서 넘긴다 해도, 이명박 정권에는 앞으로 숱한 난관만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으리라는 예감이 온다.


설혹 그게 아니라 하더라도 사실상 이명박 정권은 그 존재 의미라는 점에서는 이미 사망선고를 받았다고 봐야 한다. 이명박이 기술적으로 잘 대처해서 위기를 넘기고 무사히 임기를 마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무슨 짓을 해도 국민들의 신뢰와 기대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클린턴도 초기에 인기가 추락했다가 회복했다는 둥 헛소리들 하는데…. 솔직하게 한번 비교해봐라. 클린턴이랑 이명박… 능력이랑 기타 etc… 게임이 되는지.


사실상 이명박 정권의 수명은 거의 끝났다고 본다. 딱 100일이 되기 전에 말이다. 이게 내 판단이다.


 


ⓒ 구오스



원문 - http://www.skepticalleft.com/bbs/tb.php/01_main_square/24420




by 트릭키 | 2008/05/29 00:24 | 세상사는 이야기 | 트랙백(15)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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